소비에 실패할 여유 (썰 모음) 아이들을 동네 슈퍼에 데리고 간다. 풀어놓고 '더 사고 싶은 거 다 사라'고 하면 아이는 정말 눈에 띄는 걸 다 집는다. 먹어본 과자, 안 먹어본 사탕, 포장만 예쁜 젤리, 내용물보다 장난감이 더 많이 들어 있는 초콜릿, 전부터 사 보고 싶었지만 차마 집지 못했던 비싼 쿠키... 끝까지 먹는 것도 있겠고 한 입 먹어보고 다시는 안 살 것들도 있겠으나, 어쨌든 제가 궁금했던 것들은 다 사고 다 뜯어 보고 먹어 본다. 하지만 슈퍼 앞에서 아이에게 '너 사고 싶은 것 딱 하나만 사준 다'고 하면, 일단 고르는 시간이 한 세 배쯤 늘어난다. 들여다보고, 집었다 놓고, 흔들어보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그러다 대부분의 경우 가장 좋아하는 과자를 고른다. 많이 먹어봤고, 맛을 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