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친구에게 100만원을 받았습니다.

찌롱스 2022. 7. 22.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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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르는 친구에게 100만원을 받았습니다.

 

 

 

 

 

 

 

 

 

 

 


오늘 4살짜리 딸 데리고 정형외과 들렀다가 

카페에서 빵을 먹고 있는데 

누가 와서 아는척을 하네요.


기억이 잘 안났는데 중학교 동창이라고 하기에 

모르는척 하면 그 친구가 민망해할까봐 

애써 기억 나는척 "야 오랜만이다~" 반가운척 했죠.
근데 정말 생각은 잘 안났어요 ㅜㅜ


그리고 잠시 기다려달라고 하고는 나갔다 오더니 

예쁜 핑크색 봉투를 제 딸한테 하나 주네요
이게 뭐냐 물었더니 별거 아니라고 

나중에 집에 가서 보라고 하기에 친구앞에서 뜯어보진 못하고 

간단히 안부인사 나누고 그 친구한테 명함 받고 헤어졌어요 

디자인 회사 사장ㄷㄷㄷ; 엄청 성공했구나 하며 놀랐죠.

 

 

 

 

 

 


집에와서 봉투 뜯어보니까 5만원짜리 20장이 들어있네요?
놀라서 명함에 적혀있는 번호로 전화를 하니까
제가 결혼한것도 모르고 애를 낳은것도 몰랐다고...
많이 늦었지만 축의금 겸 돌잔치 겸 

딸 용돈으로 생각하고 받아줬음 한다네요.


결국 전화로 솔직하게 말을 했죠.
중학교 시절 기억이 잘 안난다.. 

이렇게 거금을 받을만큼 우리가 친하 진 않았던거 같은데. 

기억 못해 미안하다. 했더니 웃더라고요.


돈 돌려줄테니 계좌 달라고 하니 

전화기 넘어 우는 소리가 들려요
기억 못해서 정말 미안하다고 다시 사과하는데, 

그 친구가 그것 땜에 우는게 아니라고 하더니 하는말이..

 

13년만에 만났는데도 넌 여전히 착하고 다정하네.
그 얘기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펑펑... 

기억도 안나는 친구인데 왜 그 말에 눈물이 났는지 

저도 모르겠어요. 애 낳은 후로 눈물이 많아졌음 ㅜㅜ!


그 친구 얘기를 들어보니
저랑 같은 반이 된적은 없고 

그 친구 중학교2학년때 이유없는 따돌림을 당해서 

나쁜 생각도 했었다고 하네요.

학교에 정말 나오기 싫다 생각한적이 있대요~


그런데 제가 매일같이 점심시간에 급식실에 남아서 

자기가 혼자 밥 먹는걸 기다려줬다고.. 

제 친구들이 먼저 일어서서 떠나고 저도 밥을 다 먹었는데도 

제가 늘 자기 앞에 앉아서 기다려줘서 그게 너무 고마웠다고.
그 얘기를 들으니 친구가 생각이 났어요.


그 친구는 도서실 위원이였고

제가 책읽는걸 좋아해서 도서실에 자주 갔는데

그 친구가 제가 좋아하는 장르의 책을 하나씩 추천해줘서

맘속으로 그 친구를 좋게 보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그 친구가 밥을 혼자 먹는걸 보게 됐고
그당시 제가 수줍음도 많고 많이 내성적이여서 

말은 못걸고 그 친구 앞에 앉아서 기다려주곤 했었거든요


저도 생각 난다고. 

이름도 다르고 얼굴도 세월이 지나서 그런가 

못알아봤다고 너무 반갑다고 전화에 대고

또 펑펑 울면서 반갑다는 말만 반복했어요.


그 시절을 잊으려고 고등학교 올라가자마자 

개명을 했다고 해요. 

얼굴은 대학때 쌍수만 했다고ㅋㅋㅋ...
그 친구도 울고 저도 울고 옆에 있던 딸내미도

엄마 왜 울어? 하며 같이 울고 ㅜㅜ


딸이 울어서 급하게 전화 끊고 저녁에 다시 통화를 했는데
그 친구가 화장품 훔쳤다는 누명 뒤집어 썼을때도 

제가 도와줬다 하더라고요 (이건 기억 안남 ㅠㅠ)

 

 

 

 

 

저는 중학교 졸업 후 이사가게 되는 바람에 

고등학교를 멀리 가게 되었고.
그 친구를 완전히 잊고 지냈어요.. 정말 미안하게도..


제가 sns를 아예 하지 않아서 찾을수가 없었지만 

계속 저를 기억하고 있었다네요.
카페에서 우연히 만났을때 

정말 너무 반가워서 그자리에서

저를 끌어안고 펑펑 울뻔 했다 하네요.. ㅎㅎ

 

단 한순간도 저를 잊은 적 없고

늘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살았다고...
제가 대단하게 해준것도 없는데

저를 잊지 않고 기억해주고 또

그 마 음을 전해주니까 제가 더 고마웠어요.


그래도 돈은 돌려주고 싶다고 하니 

너한테 준거 아니고 너 딸 용돈하라고 준거야~ 

착각하지마 하며 웃네요 ㅋㅋ


이 돈을 어찌해야할지... 

저를 잊지 않고 기억해줬다는 것만으로도 참 고마운데

그냥 받자니 너무 큰돈인거 같고... 

그 친구 아직 미혼인데 나중에 결혼할때 

좀 더 보태서 축의금으로 내 는게 좋을까요?


중학교때 친구랑은 다 연락이 끊겨서.. 

이렇게라도 만나니 너무 반갑고 고맙고 벅차네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같이 맛난거 먹고 

회포 풀기로 했어요 남편도 얘기 듣더니 너무 좋아라하며 

돈은 잘 보관해놨다가 나중에 그 친구분 결혼할때 

더 보태서 해주자고~ 자기가 더 신나해요ㅎㅎ 영화 같은 일이라며ㅎ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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