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가 이혼하자고 하네요... (감동썰 모음)

찌롱스 2021. 9. 21. 14:14
반응형

@ 와이프가 이혼하자고 하네요... (감동썰 모음)

 

 

 

 


결혼 4년차. 애 없음.
울 와이프 crps 환자임. 

참고로 crps는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이라고

주로 사지에, 심할 경우 전신에 화상의 극심한 통증과

부종(붓기)을 수반하는 우리나라에 약 20,000명도 안되는 희귀병임..

 

결혼 후 2년쯤 됐을 때 교통사고로 발병함.
왼쪽 엉덩이를 타고 허벅지, 종아리, 발 전체에 통증을 느낌.

신발은 커녕 양말도 못 신고 그 더웠던 올 여름에

살랑거리는 선풍기 바람에도 아파함.

담요를 덮으면 그 무게에도 아파함.

 

 

 

 

 

갑자기 큰 통증이 몰려올 때가 있는데 

그 땐 마약성 진통제 먹다가 허용량 넘어서도 가라앉지 않아

들쳐업고 응급실 가기가 수십차례.

내가 잠버릇이 나빠 다리를 칠까봐

와이프는 침대에서 나는 바닥에서 이불깔고 손만 꼭 붙잡고 잠.

 

요즘엔 그간 치료가 좀 들었는지 집에선 수월하게 생활함.

그래서 그동안 돈벌고 집안일하느라 고생했다고

나한테 집안일은 손도 못대게 함.

도시락도 싸 줌ㅎㅎㅎ. 음식 솜씨는 우리 엄마 보다 좋음^^

 

양가 부모님은 와이프가 좀 아프단 것만 알지 자세한 병명은 모름.

둘다 원체 연락을 잘 안 하는 스타일이고

내가 너무 바쁘기 때문에 양가 방문을 잘못함.

 

게다가 부모님들 조차 바빠서 우리 집에 잘 오시지 못 함.

그런데 우리 부모님이 수도권을 돌아다니시는 일을 하기 때문에

어쩌다 나 없을 때 집에 불쑥 올 때가 있음.

닥달하는건 아니지만 넌지시 교회 나와라,

애기는 언제쯤 생각이냐 물으실 때가 있나봄.

 

차 안에 반쯤 누워 병원 왔다갔다하는 것도

녹초가 되는데 교회 얘길하고 애 얘기를 하니

나도 속이 타들어감. 근데 울 와이 프는 빵실빵실 웃으며

"내가 집 안에서는 완전 멀쩡해보이잖아ㅎㅎㅎ" 하고 킬킬.


혹시 몰라 심리상담을 받아보기도 했는데 

머리가 좋아서 피해가는건지 성격이 낙천적이라서 그런건지

우울증세는 보이지 않았음. 그런데 오늘 저녁 먹고 tv를 보면서

얘길하는데 갑자기 이혼 얘길 꺼냄.

 

아직 젊고 아이도 없으니 자기한테 엮이지 말고

이혼을 하자고.. 장모님 가게 카운터라도 보면서 살겠다고..

아픈 자식 내치겠냐며... 난 그럼 내 빨래는 누가해주고

밥은 누가 해주냐며 말도 안되는화를 내고 화장실로 들어와

샤워하면서 꺽꺽대고 울고 나왔음...

내가 잘 품어주고 살 수 있는데...

 

이후에 구정 때 본가와 처가에 가서

상황을 자세 하게 말씀 드렸음. 

병명은 후에 잊으셨지만 바람만 불어도 양말만 신어도 아프고 

많이 아플 땐 신음소리도 못 낼 정도로 힘든 병이란건 알고 계심. 

완치가 힘들다는 것도요. 

 

아버지는 한동안 아무말이 없으시다가 

이것저것 물어보셨고 어머니는 눈시울이 빨개지시고

힘들겠다 토닥여주셨음... 그정도로 아픈 건 줄 몰랐다고 하심...

스마트폰으로 검색도 하시더라고요.....


장모님은 당황하시고 저한테 미안할게 아닌데 

자꾸 미안하다고만 하셨네요. 

우리 마누라는 그냥 싱겁게 배시시 웃으면서 괜찮다고 

오히려 일찍 말씀 못 드려 죄송하다고 하네요. 

아픈게 죄가 아닌데.. 양가에서 잔소리는 끊겼습니다ㅎㅎㅎㅎ

 

와이프는 저희 어머니는 신경쓰일까봐 전화도 안 하시는데

장모님이 하루걸러 전화를 한다고 투덜투덜거리네요ㅎㅎ

상태는 작년 보다는 조금 안 좋아졌습니다.

긴바지를 서너시간 입고 있으면

통증이 심해져서 보일러 빵빵하게 틀고 반바지만 입고 있구요.

다리를 움직일 때 가동 범위도 줄어들어서 재활을 더 하고 있습니다. 

 

잠을 쭉 자는 편이었는데 요새는 자주 깨고 뒤척입니다. 

절 깨워서 약이나 패치를 달라고 해도 될 것을 

꼭꼭 거리면서 굳이 몰래 기어나가 자기가 해결해요. 

그날 이후 이혼 얘기는 없지만 

눈물이 많아지고 자꾸 아파서 미안하 다고 합니다. 에휴...


아.. 그리고 당시 제가 혼란을 드렸던게

그 때는 보험문제 때문에 담당교수님께 crps 판정을

보류해달라고 부탁드려서 약값이라던지 치료비가

좀 많이 나왔었구요. 지금은 산정특례 혜택을 받고 있어서

조금 부담을 덜었습니다.

 

신경차단술은 효과를 보지 못해서

척수자극기 시술을 앞두고 있습니다.

잘만하면 자극기하고 임신도 가능하다고 해서

와이프도 저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데 잘 됐으면 좋겠네요.


저희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끝.

 

 

 

 

 

https://googoal.tistory.com/entry/%EC%99%80%EC%9D%B4%ED%94%84%ED%95%9C%ED%85%8C-%EB%A7%90%EB%AA%BB%ED%95%A0-%EB%B9%84%EB%B0%80%EC%9D%B4-%EC%9E%88%EB%8B%A4-%EC%8D%B0-%EB%AA%A8%EC%9D%8C

 

와이프한테 말못할 비밀이 있다. (재밌는 썰 모음)

@ 와이프한테 말못할 비밀이 있다. (재밌는 썰 모음) 우리 부부는 사내연애후 결혼했다. 내가 4살 더 많았고, 처음에 여자로서 관심은 없었음. 외모도 내 스타일이 아니었고, 성격도 내 스타일이

googoal.tistory.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