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환자의 고백(썰 모음)

찌롱스 2020. 12. 1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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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도 심하고 자해까지 심했고,

자살하고 싶다 죽고싶다를

입에 달고 살았는데

대가리가 점점 굵어지기 시작하니까

걍 감기처럼 가끔씩 찾아오더라

 

그러다 군대를 갔는데

군대가 신기해

거긴 까고 굴리고 소리지르고

밤낮 없이 시달리는 곳인데

죽고싶다던 놈을 살게 만들더라

그렇게 죽고 싶었는데

내가 살려고 그러고 있더라

 

 

 

 

 

이등병 때 실수를 하나 했는데

얼차례 받다가 기절해서

심장이 잠시 안뛰었던 적이 있다.

 

눈 떠보니 사단 의무대였고, 나는

퇴원과 동시에 처음 배치 받은 자대말고

다른 대대로 재배치를 받아서

새로운 중대에서 생활하게 됐는데,

더플백 매고 도착하자마자

중대장님 면담이라고 들어로가 하더라.

 

이때까지만 해도 걍 시발 다 짜증나고 죽고싶고

내가 누군지도 여기가 어딘지도 상관없을만큼

다 싫었다.

 

그때 중대장님이 그러대

 

니가 왜 여기로 내려왔는지 아냐고

머뭇거리다가

"못해서 내려왔습니다." 라고 했더니

그게 아니래

 

니가 더 잘할 수 있는곳으로

이제서야 온거라고 하시더라

 

난 눈물도 없고 표정도 없고

말도 별로 없는 사람이였는데

처음보는 처음와보는 처음겪어보는

사람과 장소와 시간 앞에서

펑펑 울었다..

 

살면서 처음 들었어

내가 잘 할 수 있는곳 내가 필요한곳

 

진짜 이를 악물고 이등병 일병시절

누구보다 열심히 했어

맨손으로 중대변기 다 닦고,

맨손으로 대걸레 다 빨고

근무 나가서 한번을 졸아본적이 없다.

 

 

 

 

훈련도 열심히 했고, 고참들도 잘 따라다니고

삽질을 해도 한번 더 했다.

그러다 보니 내가 누구보다 건강해져 있더라.

 

그래서 말인데

내가 당시에 느낀건 뭐냐면

죽고싶다고 느끼고

우울증에 걸리는거 그거

한번도 살아본적 없어서 그런걸거야

한번도 너로 살아본적 없어서

 

그래서 내가 나를 지우고

시간을 죽이며

지내오다 보니 내가 내 안에도

어디에도 없는걸거야

 

일단 움직이자

미친듯이

노래하고 폐까 터질때까지

달려보고 다리가 풀릴때까지

춤춰봐 머리가 띵할때까지 수다 떨어보자고

 

그게 사는거더라

 

너를 살릴 수 있는건

어머니도 아버지도 형제도 친구도 연인도 아니다.

자기 스스로여야만 할 수 있는게 있어

 

제발 포기하지마라

넌 한번도 살아본적이 없다.

 

살자

이세상

살아남자

아름다운 세상이야

내가 내 마음을 벗어내야

진정한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다.

세상은 더럽고 치사하고 역겹지만

하루하루 살아갈만한 세상이다.

버티자

버티다 보면 정말 가까운곳에

행복이 있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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