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금) 대학동기랑 불륜의 입구에서 돌아선 썰 (재밌는 썰 모음)

찌롱스 2021. 6. 1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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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금) 대학동기랑 불륜의 입구에서 돌아선 썰 (재밌는 썰 모음)

 

 

 

 

제가 의대출신인데

저희 동기들 중 젤 이쁘고 성격도 여성스럽고

착해서 인기가 참 많은 애가 있었어요.

정말 눈이 크고, 피부도 하얗고 피부가 좋았었죠.

심지어 몸매도 엄청 좋았어요. 

운동을 열심히하던 친구였죠.


과장 조금 보태서 저희 동기남자들중 

절반은 얘를 좋아했었다고 과언이 아닌... 

선배들도 얘를 노리는 남자들이 넘쳤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저와는 서로 좋아했던걸 서로 알고있었습니다.
대놓고 사귀자는 말만 없었지 

미묘한 기류가 있었거든요.

 

하지만 학생때는 제가 

워낙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이 없었기에 

학교의 여신같은 존재에게 차마 사귀자는 말은 못하고 

그렇게 흐지부지 인턴-레지던트를 하게 됐고
역시나 워낙 예쁘다보니 

인턴때 고년차 레지던트가 금방 채가서 결혼하더라구요.

 

 

 

 

 

 

 

 

남편된 사람은 유명 대형 병원 원장 아들로... 

키도 크고 얼굴도 시원시원하게 잘생기고 

BMW 타고 다니던 엄친아 같은 선배였습니다 ㅎㅎ

 

이후 전공과가 달라서 

가끔 병원에서 지나치면서 보고 인사하는 정도였는데
그런데 결혼하고 1년뒤인가?
소문이 들리더라구요
그 남편이 바람을 피고 다닌다는...

사실 특이할건 없었습니다.
왜냐면 그 남편이란 사람자체가 

워낙 그런 캐릭터였거든요.
잘놀고 매력있고 돈많고 

여자좋아하고 술좋아하는... 

바람을 안 필리가 없겠죠.


걔가 당직실에서 

다른 동기여자애를 붙잡고 

펑펑 울었다는 소문도 들리고
빨리 임신해서 아기를 가지면 

남편이 가정으로 눈을 다시 돌릴까 

고민한다는 얘기도 들었구요.

 

이런 얘기를 들을때 마음이 아프진 않았지만

그래도 걱정도 되고.. 한편으로는

설마...혹시나.. 하는 마음도 5%정도는 있었죠.

이런 마음 먹으면 안되는걸 알지만

그래도 너무 이뻤고

예전의 기억이 떠올라 그랬던것 같아요.


어영부영 저는 군의관을 가게됐고 

그때 이후로 걔 소식은 듣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작년, 모교 병원에서 

펠로우를 하게 됐고 

그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됐습니다.


하늘거리는 치마입고 위에는 가운입고 있는게
학생때봤던 예쁜 여자교수님 패션스타일이랑 

완전 똑같아서 웃겼습니다 ㅋㅋ

 

 

 

 

 



서로 깜짝 놀라서 마주쳤고 ㅎㅎ
예전 감정은 거의다 사라져서 웃으면서 

 

'니가 여기 왜있어?' 이런말을 하면서 시작했었습니다.
그 친구는 저한테 밥한번 같이 먹자고 하고 

그날 바로 같이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렇게 서로 카톡으로 대화를 자주 나누고
또 학생때나 전공의때처럼 

시간에 치여지내는 시기가 아니다보니
오며가며 밥도 자주 같이 먹고 

카페도 가고 그러면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또 서로에게 이상한 기류가 흐르더군요.

그때.. 어릴때 학생시절에 느꼈던

그 기류가 흐르는걸 알아챘습니다.


저도 이제 더이상 예전의 

여자에 미숙한 학생이 아니었고, 

레지던트-군의관 과정동안 

다양한 연애를 해봤기에 

여자대하는데에 어느정도 

능숙함도 생긴 상황이었습니다.


학생때처럼 

얘 한마디 한마디에 안절부절하는것이 아니라, 

얘가 나한테 무슨의도로 이런 얘기를 하는지 보이고 

감정도 읽히고 어떤 말을 해주면 

얘가 좋아하는지도 다 아는 상태였어요.
그래서 이래저래 맞장구 쳐주고 

미묘한 기류속에 지내다보니 느껴지더라구요.
얘는 나에게서 남편에게 받지 못하는 

애정을 원하는구나 하고...

 

 

 

 

 

 


그러다 제가 전세 생활을 청산하고 

 

병원쪽으로 아예 이사를 오게 됐어요.
인테리어를 새로하는데 이래저래 

그 친구한테 물어볼게 많았고

(걔도 원래 집이 잘살고 남편이 부자였기 때문에 

신혼때부터 으리으리한 집에서 살아서 

인테리어를 워낙 잘 알더라구요)
그러더니 그 친구가 한번 

저희집에 놀러오겠다 하더라구요.

 

솔직히 이때 기대를 많이 하긴했습니다.

세월이 흘렀더라도..

예전의 아쉬움이랄까...

인테리어랑 이사를 다 마치고, 

토요일 낮 그 친구가 저희집에 놀러왔습니다.
저는 비장의 요리를 해줄게~ 

이러면서 크림파스타를 만들어줬고
마치 자취하는 대학 새내기커플이 

함께 요리를 해먹는것 같은 

그런 분위기 속에서 같이 밥을 먹었습니다.


밥을 먹고 새 칫솔 꺼내줘서 이도 닦고
다시 집안을 구경하던중 

드디어 안방 차례였습니다.
제가 퀸사이즈 라텍스 침대를 샀었는데 

자기는 라텍스 침대를 써본적이 없다며 

한번 누워보고 싶다더군요.
흔쾌히 그러라고 하고 걔는 침대에 누워서 

오~오~ 거리면서 통통거리고 쿠션감을 느끼고 있는데
옆에 누워서 움직여 보라더군요.
에이스침대처럼 흔들리지 않고 편안한지 궁금하다고 ㅋㅋㅋ

제가 걔 옆에 슬쩍 누웠고
처음엔 그렇게 나란히 누워서 

천장을 보고 얘기하다가
서로를 향해 방향을 돌리니... 

얼굴 마주보고 누워있는 미묘한 자세가 됐습니다.
이쯤 되면 서로가 뭘 원하는지도 뻔히 알고......
제가 손을 뻗어서 그 친구를 안았습니다.

거부하지 않고 제 품속으로 들어오더라구요.
그러더니 말하더라구요
'너같은 애랑 결혼했어야 하는데...'

 

 

 

 

 

 


아마 본인도 다 알고있을겁니다. 

 

본인의 결혼생활이 동기들이랑 병원내에서 

다 소문난걸요... 그만큼 병원내 소문은 무섭거든요.

그런데 이상하죠.
여기까지 오니까 오히려 

제가 기분이 이상해졌습니다.

기대한대로 이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기분이 좀 이상해졌어요.
바람때문에 상처받은 애인데 

얘랑 지금 이러고 있는것도 바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
혹시나 내가 얘랑 이랬다가 

소문나면 어떡하지 라는 

이기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생각.
내가 과연 얘랑 이러는게 

어디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어디까지 가려는 거지? 하는 생각
순간적으로 많은 생각이 스쳤습니다.

그걸 그친구도 느꼈던건지 저한테 말하더라구요.
'무리하지 말고 니 마음이 어떤지, 

나중에 확실하게 말해줘' 라구요.
저도 말했습니다.
'니 상처가 어떤지 다 알고 있고, 

그래서 더 너한테는 함부로 할수가 없다. 

미안하다'

그러면서 걔를 집으로 보냈습니다.
나가면서 혹시나 

'나중에 이혼하면 연락해 ㅋㅋ'라고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절대 그러지 못할거란걸 둘다 알고 있어요.
이 친구는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좋은학교, 좋은성적, 엄친아 남편과의 결혼까지 

항상 완벽한 인생을 살아왔기 때문에

 아마 인생에 이혼이라는 스크래치를 내지 않을겁니다. 

남편이 바람을 피든 본인이 바람을 피든 

어떤 상황에서든 말이죠.

 

 

 

 

 

 


이게 2달전 이야기 입니다.
이후엔 약속이나 한듯 서로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친구는 다시 아기를 가지려고 

 

노력한다는 소문이 들리고 

저도 제 나름 열심히 살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모릅니다. 

혹시나 정말로 그 친구가 이혼을 하고 제 앞에 나타난다면,
아니면 또 뭔가의 사소한 계기로 재회를 하게 되면 
저번처럼 사소한 불장난을 

이번에는 정말로 선을 넘어버릴수도 있다는걸요.

그리고 사실 원하는것도

숨길 수 없는 마음입니다.

너무 늦지 않게..

하지만 너무 이르지 않게

적당한 시기에 다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아 물론 이혼하지 않고 잘 지내는게

제일 원하는 일이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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