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결심하게된 원인은 '빤쓰'때문....

찌롱스 2020. 8. 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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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자 적어봅니다.

 

아내랑 연애할 때 완전 개털이었습니다.

순간의 실수로 꽤 모아두었던 돈을 한방에 날려 버리고....

다니던 직장은 사장이 부도내고 튀어버려서.....

진짜 빈털털이였죠.

 

그래서 연애하는 동안 데이트 비용도

거의 아내가 부담했습니다.

저에게 옷도 사주고 신발도 사주고

속옷도 사주고.....

어디맛집있다고 데려가주고.....

다 아내가 저에게 해줬습니다 ㅠㅠ

아내도 박봉이었는데..

 

정작 아내는 옷도 안사입고...

자긴 아동복 제일 큰 사이즈 입으면 딱 맞다면서

청바지는 아동복을 사입기도 했죠.

아동복이 몸에 맞다는 것도 슬프....ㅠㅠ

(지금도 아들옷 작아지면 아내가 입기도...-_-;)

그러면서 저에겐 좋은 옷, 좋은 신발을 사줬습니다.

제 인생에 첫 오리털 패딩도

아내가 사준거였죠.ㅋ

 

 

그렇게 시간이 흘러 연애한지 꽉찬 2년째에

가까워 지던 겨울........

문득 내가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흔히 하는 생각이 들었죠.

'사랑한다면 보내줘야....' 라는...

전화해서 솔직하게 말했지요.

내가 이런 상황인데...너를 계속 기다리게

하는게 너무 미안하다...

그랬더니 아내가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다음 날 강남역 커피빈 앞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밤새 울고 퉁퉁 부운 얼굴로 수원에서

3007번 버스를 타고 강남역에 내렸습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지하상가를 통해

커피빈쪽으로 가다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지하상가에 남성용 속옷 매장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아내가 속옷을 고르고 있더군요....

오늘 헤어질지도 모르는 사람을 위해....

 

커피빈까지 울면서 뛰어갔습니다.

건물안으로 들어가서 세수를 하고 

나오니 아내가 도착했더군요.

아내를 보자마자 꼭 끌어안고 울었습니다.

 

너 없으면 못 살것 같다고 하면서.....

아내가 그러더군요.

 

"지금 이대로도 난 힘들지 않아.

언젠가 잘 풀릴거야... 쪽팔리니까 그만 울어..."

 

그렇게 저희는 결혼하기로 했습니다.

 

신기한 것이 그때부터 일이 잘 풀리더군요.

아래도 되나? 싶을정도로 일이 잘 되더라구요..ㅠㅠ

헤어졌으면 큰일날뻔....

 

지금도 가끔 제가 그때 아내가 제 빤스

고르던 모습을 못 보고 지나쳤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나중에 아내에게 헤어질지도 모르는 남자꺼

빤쓰를 왜 샀냐고 물어보니....

 

자기가 아니면 누가 챙겨주냐고... 하더군요.. 힝~ㅠㅠ

 

 

어쩌면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생에 다시 없을 인연일 수 있습니다.

꽉! 잡으세요.!

 

출처 : 인터넷, ID : 칫솔과치약

 

[참 감동적인 이야기네요.. 아내에게 잘해야겠습니다. 나의 평생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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